별것 아닌 것에도 피곤을 호소했고 눈도 침침해졌다. 10대, 20대처럼 팔팔한 100세를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보거나 움직이는데 제한이 있다면, 나 혼자 내 몸을 간수할 수 없다면, 오래 살아도 어떤 의미가 있을까. 건강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아니, 차라리 적기였다. 몸이 나이드는 것이 느껴지지만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건강에 관련된 책을 읽다가 여러 가지 장수 비결을 보게 되었다. 육식보다는 채식을 많이 먹고 흡연을 자제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고 간헐적 또는 주기적 단식을 하는 것. 다른 것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는데 금식은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 금식이나 단식은 특정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 이야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았다.
간헐적 단식은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다가 주기적으로 식사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주기적인 열량 제한은 몸에 배고픔이라는 스트레스를 주어
우리의 생존 회로를 활성화시켜 준다.
효과로는 체지방이 줄어들고, 혈압이 낮아 진다. 특히 간에서 생성되는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호르몬인 IGF-1과 IGF-1 수용체 유전자에 특정한 돌연변이가 생기는데 이 유전자 변이체는 장수 집단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행동으로 옮기는 데 어떤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일단 시작해 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오후 3:00 - 다음 날 오후 3:00까지 24시간 굶기에 돌입했다.
단식을 처음 시작한 날은 정말 배가 많이 고팠다. 나는 아침을 꼬박 챙겨먹었기에 배고픔으로 인해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밤새 잠을 자면서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이미 보냈고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포기하기 아까웠다.
그렇게 5개월이 되었다.
가장 먼저 다가온 변화는 배고픔이었다. 이제 아침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았고 다른 일에 집중하는 데도 수월해졌다. 아침을 먹지 못했던 날은 항상 당이 떨어진 느낌으로 기운이 없었는데 그런 것이 사라졌다. 또 다른 변화는 몸의 가벼움이었다. 음식을 먹지 않은 날은 정말 말 그대로 몸이 가벼웠다. 그래서 행동해야 할 때 배부름으로 인한 귀차니즘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물론, 몸살감기라도 걸린 날에는 단식을 진행하지 않았고 잘 먹으며 회복에 집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체중 유지라는 또 다른 효과를 보았다. 키가 크지 않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50kg이 넘으면 살이 트고 몸짓이 둔해져 버린다. 그래서 45-46kg을 항상 유지하려고 하는데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춥다는 핑계로 덥다는 핑계로 살이 조금 쪄서 48kg까지 나갔었다. 하지만 지금은 44- 45kg을 유지하고 있다. 주말이나 약속 등으로 하루 이틀 과식을 했다고 해도 다음 날 체중을 재보면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이 외에 내 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어났으면 하는 변화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내 체중과 가벼운 행동력, 그리고 배고프면 다른 사람이 보지이 않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단식을 시작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은 어렵지만 습관이 되고 나니 견딜 수 있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내가 결정한 것에 대해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앞으로 더 긴 세월을 견뎌 낸 50년 뒤에 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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