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의 시작부터 말하려면 정말 긴 여정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 파인애플을 심어보겠다고 결심한 것은 1월 중순이었고 두 달을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씨앗을 흙에도 심어 보는 등의 다른 방법을 강구하던 중에 물꽂이를 했던 파인애플도 포기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실물을 보면 실망을 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정말 죽은 것인지 죽지 않은 것인지 계속 기다리면 될지 고민이 많았지만 저는 잎에 푸른색이 보이고 물이 계속 줄고 있는 한 이 아이는 살아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물을 계속 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빛을 봤습니다.
이래도 죽은 것이 아니야
겉으로 보이는 잎들이 마르다 못해 비틀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사실 버리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안쪽을 살펴보면 곰팡이가 나서 하얗게 되어있기도 했었는데요, 이렇게 되어서 버린 것이 한 두 개가 아니었고 이제는 반 포기하는 심정으로 그냥 그대로 둬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 물꽂이를 했던 것은 3월 15일이었는데 거의 한 달 만에 새로운 싹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플라스틱은 자제하기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면 더 빠르게 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전에 아보카도를 물꽂이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플라스틱 컵에 두었던 아보카도는 같은 시기에 도자기 컵에 두었던 것과는 달리 상해서 반이 쪼개지고 말았습니다. 처음부터 유리컵에 두었던 아보카도는 멀쩡했는데 이게 단순히 씨앗의 상태가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파인애플도 유리컵에 두었던 것은 물이 잘 탁해지지 않는데 플라스틱 컵에 둔 것은 물이 금방 탁해져서 이제는 모든 식물을 유리컵에 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니 확실히 오래 두어도 깨끗한 느낌입니다.
아기 손처럼 웅크린 새싹이 보이시나요? 매일 기대도 없이 물을 갈아주던 저는 이 모습을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7전 8기! 인간은 승리한다고 했나요. 물꽂이를 한지 한 달 만에 새싹을 보았고 진짜 자라고 있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11일의 모습과 14일의 확연히 다른 것을 보니 자라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곰팡이가 피고 말라간다고 이 아이를 포기했으면 못 볼 뻔한 여린 새잎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자연의 신비와 기다림을 알아가네요. 자연을 보고 있으면 언제 꽃 피우나 싶다가도 꽃피우고 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재촉하고 다그쳐도 자신의 시간대로 살아가는 자연이 대단하고 멋지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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