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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보카도 수경재배 4개월 차 (아보카도 일기 4)

좋은 루틴

by jinsarah 2024. 3. 18.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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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수경재배 4개월 차 (아보카도 일기 4)

 

아보카도를 수경재배하고 한 달이 다 되어 가던 때 뿌리를 보이며 나의 기대치를 한껏 높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다시 두 달이 더 지나서야 초록의 싹을 보여주었다. 이 초록의 기쁨은 시작에 불과했고 싹을 보인 후에는 그 자라남의 속도가 거침이 없었다. 내가 크게 해주는 것도 없는데 아주 조금씩 꾸준하게 자라났고 지금은 거의 5cm의 어엿한 '줄기'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있게 되었다. 내가 해준 일이라고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갈아주고 추울 때는 따뜻한 아랫목에, 날이 풀린 뒤에는 해가 잘 드는 창가로 옮겨주었을 뿐인데 나에게 이런 기쁨을 선사해 주다니 정말 잘했다고 고맙다고 칭찬을 아낄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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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일 째
132일 째

 

게다가 이제는 친구까지 데려와서는 나를 두배로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 친구도 110일이 넘어갈 때쯤 조금 나오기 시작하더니 먼저 나온 친구의 길을 함께 따르며 위로 나아가고 있다. 또 뿌리도 엄청 길어졌는데 아직은 크게는 두 뿌리밖에 보이지 않지만 곧 다른 사람들이 올린 것처럼 나의 아보카도도 수많은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튼튼한 뿌리가 몇 개 더 나오면 바로 흙 화분으로 옮겨줄 예정이다. 

 

112일 째
132일 째

 

매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물이 너무 줄어들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너무 예쁘다고 어르고 달래고 더 깨끗이 해주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보이게 된 이상 나는 이제 이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사랑을 주게 될 텐데 사랑도 너무 과하면 독이 되기도 하고 더 솔직하게는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적당한 거리를 두려고 한다. 지금의 환경이 맞는지 잘 자라주고 있는데 더 자라게 해 보겠다고 무엇인가 방법을 바꾸었다가 생을 포기하게 되지 않도록 식물과 나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는 유지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호들갑 떨지 않고 단순하게 뿌리가 몇 개 더 나오면 집을 옮겨줄 것이라는 짧은 목표를 잡고 때를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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