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의 씨앗을 수경재배하고 5일 정도 지났는데 씨앗을 손으로 집으니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더 깊이 물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밑 부분만 살짝 담그는 식이었는데 여러 사람들의 말대로 2/3을 넣어두어야 했다. 꼬치를 다시 위쪽으로 꼽으면 되지만 구멍을 다시 내는 것이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주변에 일회용 아이스컵의 뚜껑을 구걸하여 얻어내어 다시 집을 만들어 주었다.
보이기 시작한 뿌리
그렇게 환경을 더 물에 많이 닿는 쪽으로 바꾼 후로는 하루하루 몸체가 더 벌어지는 것이 확인되었고 열흘 째가 되자 귀여운 뿌리가 보였다. 뿌리는 조금 생소하게 생겼는데 꼭 해바라기 씨앗의 꼭지 부분을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커가는 것이 확연히 보이려면 두 달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데 매일 아주 조금씩 몸체가 벌어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생명의 신비를 느꼈다. 10월 31일에 처음 수경재배를 시작했고 몸체를 2/3 정도 담갔던 때는 11월 10일이었고 뿌리가 보일 정도가 된 것은 그 후로 열흘 정도 지난 때였다. 어쩌면 그보다 살짝 더 빨랐을지도 모르겠다.
아보카도는 열매를 맺게 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뿌리를 내거나 잎을 내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했는데 정말이었다. 나는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편이지만 기대하지 않고 물에 넣어두었던 공 같은 씨앗에서 뿌리가 나오는 생명을 보니 또 다른 세상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식물을 키우는 식집사가 되는 길도 아마 같은 마음일 것이다. 어떤 생명을 찬찬히 알아가고 이 생명체를 위해 최고는 아니어도 최소한의 무엇을 주려고 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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